전공? 학비? 취업? 우선순위 확고히 정하라

대학은 입학보다 졸업이 중요하며 또한 졸업후 어떤 진로를 선택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따라서 대학 선택시 대학원 입학 혹은 취업 등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UCLA 졸업식에서 학생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대학원 진학할 지 여부, 졸업에 필요한 사항 점검
캠퍼스 방문·오픈하우스 활용도 결정에 큰 도움

주요 사립대학의 조기 전형발표가 끝난 가운데 이젠 사립대 정시지원 원서접수만 남았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교지원에 관한 모든 준비는 사실상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벌써부터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은 내년 3~4월 있게 될 대학들의 2018년 가을학기 합격자 발표에 쏠리고 있다. 실제로 진학할 대학을 선택하기 위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현재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겠지만 복수의 대학으로부터 합격 통지서를 받을 경우 최종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가 않다.

자신에게 적합한 대학을 고르는데 왕도는 없다. 자신의 상황에 맞춰서 선택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즉 대학의 명성에 치우치지 말고 자신에게 맞는 대학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커리어를 결정하는 데 디딤돌이 되고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인생의 황금기를 보내게 될 대학을 현명하게 선택하기 위해서는 수험생 본인은 물론 학부모가 함께 여려가지 요인을 놓고 신중하게 검토한 후 최종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 복수합격 때 학교를 선택하는 요령을 알아본다.

■ 우선 순위를 확고하게 정한다.

대학도 이제는 하나의 투자상품인 시대가 왔다.

과연 대학졸업이라는 상품이 어느 정도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을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초중고를 공립으로 다닐 경우 거의 학비가 들지 않다가 대학에 진학할 때는 상당한 학비가 공립과 사립에 관계없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이 대학생활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은 당연하다. 교수 대 학생 비율, 졸업생들의 평균 연봉 및 취업률, 원하는 전공과목 제공 여부, 집에서의 거리, 교내 클럽의 다양성, 캠퍼스 시설, 캠퍼스 주변 환경 등 여러 요소들을 고려한 뒤 나에게 가장 ‘적합한’ 학교에 진학해야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없게 된다.

복수학교에 합격했을 때 선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우선 순위는 전공일수도 있고 대학일 수도 있다. 전공이나 대학을 기반으로 대학 졸업 후에 취업 전선에 나설 것을 대비해서이다.

물론 ‘대학이 먼저냐 전공이 먼저냐’는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하는 문제처럼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개인 별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상황에서 과연 전공이 먼저인지, 대학이 먼저인지 신중하게 선택을 한다.

전공을 위주로 선택했다면 대학원을 염두에 둔 대학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학부 졸업으로 끝나지 않고 대학원까지 진학해야 한다면 모든 상황이 더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요즘은 미국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대학은 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한 준비과정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고 여기는 경향도 있다.

따라서 복수의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합격한 대학들의 장점과 단점을 비교해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학부만 졸업하고 끝날 것이라면 아무래도 지명도에 우선권을 둔 선택을 할 수 있겠지만 만약 대학원까지 진학한다고 가정을 하면 전공을 정한 후 학점을 취득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학교나 가능하면 대학때 장학금을 받고 입학해서 대학원에서 생길 학자금 부채까지 감안해 선택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 졸업에 필요한 사항들을 점검한다

미국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졸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아무리 명문대에 입학했어도 학점이 나쁘다면 중위권 대학에 입학해서 좋은 학점을 취득해 명문대학원에 입학하는 것에 비하면 ‘속빈 강정’일 수 밖에 없다.

미국의 대학마다 졸업에 필요한 요구사항이 다르다. 합격한 대학들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이며 필수과목을 적절한 시기에 수강할 수 있는지 확실히 파악해야 한다. 모든 전공분야는 정해진 과목들을 이수하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많은 학생이 몰리는 인기 전공의 경우 원할 때 필수과목을 수강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 제때 필요한 과목들을 수강하지 못하면 졸업하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리며 결국 학위취득 비용도 늘어난다. UC의 경우 정원초과로 제때 학과목을 이수하지 못하면 졸업이 5년 혹은 6년까지 늦춰 질 수도 있다. 4년 만에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들의 비율이 점차 줄어드는 것이 현 추세이다. UC뿐만 아니라 대부분 주립대학의 경우 대규모 강의실을 이용해 교양과목을 강의하기 때문에 학생 자신이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고 한 학기를 보낸다면 패스조차 하기 힘들 수도 있다.

특히 치대, 약대, 의대 등 대학원을 진학하게 되는 학생들은 학과목의 난이도 등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치대, 약대, 의대 지망생 가운데 유기화학 등 어려운 과목을 들을 때는 절반 이상의 학생이 낙오되기 십상이다. 과연 이러한 경쟁을 물리치고 무사히 졸업할 수 있을 지도 염두에 둬야 한다.

따라서 명문대학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자신의 능력에 맞게 졸업할 수 있는 학교인지 냉정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즉 자신이 간신히 입학할 수준이라고 여겨질 때 또 다른 옵션은 없는지 고려해 봐야 한다. 일부 한인 학생들의 경우 명문 대학입학에만 치중하다가 정작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는 학교 진도를 따라가지 못해 탈락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인 학생들의 아이비리그 졸업률이 낮은 것이 통계로도 나와있다.

또 한 가지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재학생들의 재등록률(retention rate)이다. 신입생 중 50%가 2학년 때 재등록하지 않는 대학으로부터 합격 통지서를 받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 마음에 드는 학교를 방문한다

보통 10여개가 넘는 학교를 지원했다면 본인이 합격한 학교가 평균적으로 5개 안팎은 될 것이다. 정말 최종적인 순간에 자신에게 맞는 학교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직접 방문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가능하면 합격한 대학 중 가장 마음에 드는 학교순으로 직접 캠퍼스를 찾아 강의를 참관한다. 생각했던 것보다 강의실 학생 수가 많을 경우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다. 많은 학생들은 대학 자체의 규모보다 클래스 사이즈를 더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또한 규모가 큰 대학 중 상당수는 너무 커져 버린 클래스 사이즈로 인해 학생들이 교수의 개인지도를 받지 못하는 점을 고려해 소규모 토론 그룹이나 랩을 운영한다. 대학을 방문할 경우 재학생들에게 그 대학의 장단점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자신의 평생을 좌우한다는 생각을 하면 예전에 여행처럼 왔던 캠퍼스 투어와 양상이 달라질 것이다. 하나 하나 꼼꼼하게 리스트를 작성해 자신과 궁합이 맞는 학교인지 점검하고 특히 자신의 성향과 일치하는 지 몸으로 직접 느껴본다. 원하던 학교였지만 실제로 학교를 방문해 보고 최종적으로 마음을 변경하는 경우도 생긴다.

마지막 순간의 결정이 학생의 미래를 결정하는 경우가 왕왕 생긴다.

■ 재정보조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는다

대학에만 합격하면 어떻게 대학 등록금은 마련될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면 이것은 오산이다. 따라서 대학에 입학원서를 내기 전부터도 재정보조를 잘 해주는 학교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재정보조에 인색한 학교가 있고 또한 재정보조에 비교적 관대한 학교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상황을 점검해서 원하는 드림스쿨에 합격했다고 해도 등록비, 생활비 등 학교에 다니는데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지 못하면 결국 진학을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복수의 대학에 합격한 학생 중 상당수가 재정보조, 특히 갚을 필요가 없는 그랜트를 많이 주는 대학에 등록한다. 각종 교육예산이 절감되면서 학생들이 그랜트나 장학금을 받기는 예전에 비해 훨씬 힘들어졌다고 봐야 한다. 원하는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도 예전에 비해서는 학비 등을 따져보고 학교를 결정하는 사례가 훨씬 늘어나고 있다.

꼭 가고 싶은 대학의 재정보조 패키지가 합격한 다른 대학보다 못하다고 판단되면 해당 대학 재정보조 사무실에 연락해 재정보조 액수를 늘려달라고 요청을 해본다.

만약에 대학이 해당 학생을 놓치기 싫다고 생각하면 반드시 좋은 오퍼를 제공해 올 것이다. 본인의 경쟁력에 따라 자신이 받을 재정보조의 질도 결정되게 마련이다.

■ 믿을 수 있는 사람의 조언을 구한다

어느 대학에 등록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인물로부터 조언을 구한다. 부모, 형제도 좋고 선배도 좋다.

하루는 사립대학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바로 다음 날 주립대학으로 마음이 바뀔 수가 있다. 이럴 때 대학생활을 경험해 본 가족, 친지로부터 듣는 경험담은 학생이 등록할 대학을 결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가 있다. 친지들은 학교의 지명도에 상관없이 해당 학생의 장래를 위해 솔직하게 학교를 평가해 줄 것이다.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다소 관계가 소원한 사람의 경우 체면 때문에 객관적인 평가에 머물 우려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견을 들을 때 한 사람으로부터 듣는 것보다는 여러 사람의 의견을 종합하는 것이 낫다. 각자 시각이 다 틀리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의 친척이라면 한 번 더 생각을 하고 신중한 조언을 할 것이기 때문에 이런 지인의 조언은 경청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런 조언을 참고하되 최종결정은 본인이 해야한다.

■ 합격자 오픈하우스를 활용한다

일부 대학은 합격자들을 최대한 등록시키기 위해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오픈하우스 행사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학생 유치활동을 벌이기도 한다. 학교를 방문하면 좋지만 학교가 너무 떨어져 있을 경우 오픈하우스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런 오픈하우스 행사 참석을 거부할 필요는 없다. 그 대학이 내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멀리 떨어져있는 학교들의 경우 남가주 지역의 동문 집을 빌려 오픈하우스를 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오픈하우스를 방문해 여러 가지 유용한 정보를 얻게되면 이에 만족하지 않고 학교에 대한 관심이 커져 실제로 학교를 방문하는 데까지 연결이 되게 마련이다. 보통 한 한생이 대여섯 개 이상 합격통보를 받다보면 일일이 해당 캠퍼스를 다 방문하는 데만도 상당한 시간과 경비가 들기 때문에 이런 방식의 차선을 택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 전문가 조언

대학 선택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나에게 맞는가?’ 이다. ‘학생에게 ‘맞는 학교는?’ 이라는 추상적인 질문에는 여러 답이 있을 것이다. 학비와 같이 수치화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말로는 표현 못할 무언가가 있을 수도 있다. 기후도 중요한 요소가 되고 학교 고유의 문화도 중요한 검토 대상이 되어야 한다.

추위를 유난히 타는 학생이 추운 겨울을 가진 지역의 대학에서 버티기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대도시의 분위기에 익숙한 학생이 남부 시골, 덩그라니 대학 캠퍼스 하나 있는 작은 타운에서 4-5년을 보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학생이 학교 팀이 없거나 유명무실한 대학을 다니게 된다면 본인이 상상하던 캠퍼스 라이프는 포기하고 따분하게 보내게 될 수도 있다.

그런가 하면 어려서 부터 워낙 허약한 아이였다면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언제든지 가족의 보살핌이 가능한 거리상의 요소도 주요 검토 대상이 되어야 한다.

물론 대학이라는 새로운 단계의 생활을 시작하며 그 정도는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라 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것들이 무시해도 좋을 요소는 절대로 아니다. 가능하다면 고려하는 대학을 모두 방문해보고 결정을 내릴 것을 조언하고 싶다.

남의 기준에 연연하며 솔깃해 하지 말고 진정으로 내게 맞는 학교를 고르는 데에 치중하자. 물론 캠퍼스에 그냥 발을 들여놓는 것만으로도 느낌이 온다고 하는 학생들도 있다. 당연히 그것도 충분한 이유가 될 수도 있다. 앞으로 몇년을 생활해야 하는 또 하나의 터전에 대한 결정을 신중히 하기를 바라며 결정에 도움이 될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기 바란다.

<한국일보 박흥률 기자>

여러 개의 대학을 놓고 저울질을 할 경우에는 자신이 이전에 방문했던 대학이라도 다시 한번 방문해서 정밀하게 살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옥시덴탈 칼리지 투어. [LA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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