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와의 전쟁 방불…체포 추방자 속출

-추방유예정책(DACA) 폐지로 70만 드리머 추방위기
-SNS 뒤지기 등 극단적 입국심사조치
-한국인 80여명 강제출국 등 입국거부자 속출
-ICE, 뉴욕시 법원내 이민자 체포 100명 넘어
-H-1B 등 취업 관련 비자심사 및 고용주 단속 강화

‘이민자와의 전쟁’을 수행하듯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보가 거침없이 이어진 2017년 한해는 충격과 분노로 점철된 한 해였다.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시작된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조치’는 마치 군사작전을 방불케 해 미 전역에서 강력한 이민단속 작전이 벌어져 체포되거나 추방된 이민자들이 속출해 이민자 커뮤니티는 극심한 공포에 시달렸다.

극단적으로 수위가 높아진 입국심사로 인해 많은 여행객들이 비자를 받고서도 입국심사대를 넘지 못해 발걸음을 돌려야 했고, 한국인 여행객 80여명이 한꺼번에 입국이 거부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우려하던 ‘청소년 추방유예 정책’(DACA) 폐지조치도 마침 내 현실로 나타나 DACA를 통해 체류신분을 보호하고 취업까지 허용했던 70만 서류미비 청년들은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민정책을 둘러싼 미국 사회의 갈등과 분열도 극단으로 치달아 2017년 한해 미국사회가 경험한 대립과 갈등의 시작과 끝이 모두 ‘이민정책’이었다고 할 만큼 2017년을 관통한 미국의 화두가 바로 ‘이민’이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강경 반이민 단체들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1주일 만에 8년간의 반이민 숙원이 모두 성사됐다‘고 할 정도로 반이민 행정명령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졌다.

수백억 달러를 쏟아 부어야 할 거대한 ‘국경장벽 건설’이 첨예한 반대 속에서도 강행이 결정됐고, 일부 특정 이슬람 국가 출신자의 미국 입국을 금지한 행정명령은 전 세계인을 충격과 분노로 들끓게 했다. 동시에 미 전국에서는 때와 장소를 가리자 않는 전방위적인 이민단속이 동시 다발적으로 전개됐다.

범죄전과가 없는 불체 이민자들이 가정과 직장에서 체포되기 시작했고, 단순범죄로 법원에 출석하거나 자녀를 등교시키다 체포되는 이민자들도 속출했다. 심지어 암으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조차 체포되는 마구잡이식 단속을 벌이고 있다.

실제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은 올해 뉴욕시 법원 안에서만 100명이 넘는 이민자를 체포한 것으로 나타나 지난해보다 무려 10배가 급증했다.

전국적으로 ICE가 체포한 불체자수는 2017 회계연도 기준으로 전년보다 30%나 늘어난 14만3,470명에 달하고 있다.

오바마 전 행정부의 친이민정책을 지우려는 조치도 차례차례 실행에 옮겨졌다. 수단, 아이티 등 일부 국가출신 난민들에 대한 ‘체류신분보호’(TPS)가 잇따라 중단됐고, 취업비자 배우자들에 대한 취업허용 조치도 결국은 무위로 돌아갔다.

DACA폐지 선언으로 보호막이 사라진 70만 명에 달하는 DACA청년들은 이제 연방의회의 구제조치만을 기다리는 신세가 됐을 뿐 아니라 이로 인한 정치 갈등도 극에 달해 연방 정부 폐쇄 사태까지 우려되는 상황에 놓여 있다. 현행 합법이민제도를 전면 개편해 신규 이민자를 절반으로 축소하려는 이민개혁 논란도 연방 예산안과 연계되면서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은 현행 가족이민제도를 폐지하고 이민신청자의 기술과 학력에 따라 점수에 부여하는 ‘메릿 베이스 포인트 시스템’으로 뜯어 고치려하고 있지만 민주당과 친이민세력이 이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이민정책’이 극단적인 분열과 대립의 중심으로 소환된 2017년은 가장 치열하고 첨예한 이민갈등이 현실로 나타난 초유의 한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일보 조진우·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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