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대규모 일터급습‘칼’빼들었다

불체 직원 많은 식품업계 일차 표적, 한 차례 급습에 직원 800여명 체포
의류·봉제·건설 업계로 확산될 듯

일터를 급습해 불체 노동자를 색출해내는 이민 당국의 직장 이민단속 경고가 마침내 현실로 나타나고 있어 의류, 식품, 건설 등 불체 노동자 의존도가 높은 업계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최근 시카고 지역 제빵업체 등 식품업계를 시작으로 미 전국에서 집중적인 직장급습 이민단속 작전에 돌입했다.

이로 인해 일부 업체에서는 당국의 급습작전으로 직원 수백여명이 작업 도중에 한꺼번에 체포돼 공장 가동이 일시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 식품업계 전문지 ‘이터’(EATER)에 따르면, ICE는 지난 달 시카고 서부지역 제빵업체 ‘클로버힐 베이커리’를 급습해 불체신분 직원 800여명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체포된 직원들은 이 업체 전체 직원의 30%가 넘어, 생산 라인이 일시 중단되기까지 했다. 한꺼번에 30%의 직원을 잃은 업체 측은 직원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계 업체로 알려진 ‘클로버힐 베이커리’는 패스트푸드체인 ‘맥도날드’에 햄버거용 빵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급습작전이 전개된 시카고 공장은 맥도날드사와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당국은 그간 미 전국 곳곳에서 소규모로 산발적인 직장급습 이민단속을 벌여 왔으나 800여명이 한꺼번에 체포된 이번 시카고 지역 이민단속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이후 최대규모의 급습작전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미시시피 주에서는 아시아계 식당체인에 대한 이민단속으로 식당 종업원 55명이 체포됐고, 노스다코타, 매사추세츠, 미시건 주 등에서 일터급습 단속작전이 전개됐으나, ICE측은 일터 급습 작전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강력한 직장급습 이민단속을 예고한 토마스 호만 ICE 부국장의 경고성 발언(본보 10월 18일자 보도)이후 ICE의 직장 이민단속이 본격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당시 호만 부국장은 헤리티지재단 초청 연설에서 직장 이민단속을 현재보다 5배까지 대폭 늘릴 것이며, 불체 노동자뿐 아니라 고용주 처벌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일터 뿐 아니라 법원과 학교 인근 지역도 이민단속의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밝혀 강도 높은 단속을 예고한 바 있다.

ICE가 우선적으로 식품업계 이민단속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미 식품업체 노동자의 약 10%가 불체자일 정도로 불체 이민자 의존도가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 앞으로 ICE의 일터급습 이민단속은 식품업계를 시작으로 의류, 건설 업계 등으로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꺼번에 수백여명 불체 노동자들이 체포되는 ICE의 일터급습 작전은 부시행정부 시절 집중됐으나, 무분별한 단속에 따른 부작용으로 인해 오바마 대통령 재임기에는 거의 사라졌던 이민단속 방식이다.

<한국일보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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