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전문직 두뇌 美서 다 쫓겨날 판

트럼프 쇄국정책…’국경장벽 이어 취업장벽’
유학생 등 한인 많은 H-1B 취업비자 갱신 심사 강화
3년 기한 만료 후’3년 추가 신청’엄격 처리 지침 내려
주재원 비자도 포함…구글등 업계 “멍청한 정책” 반발

트럼프 정부가 외국인 전문가와 기술자의 미국 내 취업을 더욱 어렵게 하는 방향으로 전문직 취업비자(H-1B) 관련 지침을 수정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H-1B 비자를 소지한 채 미국에 체류중인 한인들에게는 당장 비상이 걸렸고, 업계의 반발은 커지고 있다.

▶3년 근무후 본국행 불보듯

25일 연방이민국(USCIS)은 전문직 취업비자(H-1B)를 받아 미국 직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 비자 만료 기한 3년이 돼 갱신 신청을 할 때 처음 발급할 때와 똑같은 기준으로 엄격하게 심사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지금까지 전문직 취업비자 기준은 기존 비자를 존중한다고 돼 있어 큰 실수나 사기를 저지르지 않는 한 3년이 연장(갱신)돼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침이 바뀌면서 전문직 취업비자로 미국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 3년 근무 후 직장에서 쫓겨나 본국으로 돌아가게 될 위험이 높아지게 됐다.

H-1B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외국인이 전공에 맞춰 미국 직장에 취업하려 할 때 해당되는 비자로, IT(정보기술) 기술자나 회계사, 마케팅·법률 전문가 등이 주로 발급받는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했거나 미국 유학 후 미국 내에서 취업하려는 한인 젊은이들도 주로 이 비자를 받아왔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우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비자 제도 중 일자리와 직접 관련이 있는 이 비자에 가장 먼저 칼을 댔다. 취임 직후부터 H-1B 비자 발급 심사를 강화해 미국 기업들의 외국인 채용을 더 엄격하게 하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준비하고 추진해 지난 4월18일 서명했다.

외국인 취업 조건 강화 방침에 외국인 전문 인력을 많이 채용해 온 IT 기업들은 강력히 반발했다. 지난 5월 초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에릭 슈밋 회장은 “미국 전체 정치시스템에서 가장 멍청한 정책은 전문직 취업비자의 한도를 설정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비판했다.

▶”미국 일자리 지키기 조치”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이런 비판에 관계없이 일자리와 관련된 외국인의 미국 체류를 어렵게 하는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달엔 ‘서류미비 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다카·DACA) 폐지를 선언했다. 6개월의 유예기간을 설정했지만 80만명의 ‘드리머’ 청소년들은 곧 미국에서 쫓겨날지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이날 H-1B 비자 갱신 강화 지침에 대해 이민국 측은 “이번 가이드라인이 미국인의 일자리 지키기를 위한 정책”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리고 이번 비자 가이드라인은 H-1B뿐 아니라 주재원 비자(L-1), 멕시코·캐나다인 특별 취업비자(TN), 특기자비자(O-1) 등에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한인 이민업계는 정부의 비자 강화 정책에 대해 크게 우려했다.

LA에서 활동하는 한 이민 전문 변호사는 “이미 취업해 있는 한인 전문직 종사자들은 대부분 직장 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비자 갱신에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겠지만 새로 취업하려는 한인들에게는 취업문이 더욱 좁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코라어타운데일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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