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면, 어디로 가야하나요”

“신분 때문에 미래를 위해 커리어를 쌓을 수 없고 일상생활까지도 불가능 하다면, 이제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미국 공영라디오(NPR) 방송이 최근 워싱턴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대학생의 어려운 인생이야기를 집중 조명하며 지난달 폐지된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 유예(DACA) 폐기의 불공정성을 비판하고 나섰다.

댄 리(Dan Lee)씨는 워싱턴 DC 소재 아메리칸 대학교에서 정치학을 전공해 졸업을 앞둔 대학생이다.

이 씨의 부모님들은 자녀 교육을 위해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와 시민권을 취득하려 했지만 이민사기로 인해 불체자 신분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다.

댄 리씨는 “당시 영어를 못하는 부모님들이 미국의 이민법률 시스템이 어떻게 운용되는지 몰랐을 뿐더러, 이를 알고 접근한 이민변호사들에게 사기를 당할 수밖에 없었다”며 “변호사를 고용하면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는 당시 잘못된 믿음 때문에 이런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NPR은 이 씨가 DACA 때문에 서류를 구비해 대학에 지원할 수 있었고 4년동안 학교에서도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지만 졸업 후 취업과 커리어를 생각하는 시기에 다카까지 폐지가 결정되자 큰 고민에 빠졌다고 전했다.

신분 때문에 고등학교시절부터 남들이 다 하는 파트타임 일자리조차 구할 수 없었던 이 씨는 평소 자신의 신분이 불체자라는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도 못했지만 이제는 누구보다 DACA의 중요성을 알기에 드림법안 통과를 지지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씨는 “나와 같은 DACA 수혜자들은 풀타임 일자리를 갖고 커리어를 쌓거나 학교에서 공부하고 싶어하는 평범한 이민자들일 뿐”이라며 “그동안 의회가 이민개혁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 왔지만 대부분 실패로 끝나는 것을 보며, 평범한 삶이 불가능하다는 것과 삶의 방향을 잃어버렸단 불안감에 가슴이 무겁기만 하다”고 속내를 밝혔다. 이어 이 씨는 “DACA의 수혜를 받는 것 자체도 미국서 받는 사회복지 혜택 자격에서 제외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DACA 신청을 위해서는 500달러의 비용과 범죄기록이 없어야 하고 생체기록을 제공하야 하는 등의 불합리한 권리침해도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NPR은 이 씨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소위 ‘드리머(Dreamer)’라 불리는 80만 명에 가까운 불법 이민자들이 다카에 의해 보호받고 있었고 트럼프 정부가 대체 입법을 주문함에 따라 이제 이들을 지키는 것은 의회의 손에 달려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은 지난달 5일 발표를 통해 DACA 대상자들이 미국 시민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으며 미국을 ‘범죄, 폭력, 심지어 테러리즘의 위험’에 처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진보센터’는 다카를 폐지하고 드리머들을 출국시키면 10년 동안 미국의 GDP에 4334억 달러의 손실이 있을 것이라 예측한 바 있다.

<한국일보 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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