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비자 받기 ‘산 넘어 산’

추가서류 제출 요구
4명에 1명 꼴 통보
작년보다 45% 폭증
신청중단 귀국 속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전문직 취업비자(H-1B)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취업관련 비자 신청자에 대한 ‘추가 서류 제출 요구’(RFE)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민국이 요구하는 추가 서류도 지나칠 정도로 까다로워져 어렵게 취업비자 신청 자격을 얻은 일부 한인들 가운데 도중에 신청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월1일부터 8월31일까지 기간 동안 H-1B 비자 신청자 가운데 RFE 통보를 받은 경우는 전체 신청 건수인 31만6,448건 가운데 26.9%에 해당하는 8만5,000건으로 집계됐다. 올해의 경우 취업비자 신청자 4명 가운데 1명 이상 꼴로 추가 서류 제출을 통보받은 셈이다. 이는 지난 2009년 이래 가장 많은 수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만8,919건에 비해 무려 45%가 늘어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취업비자 발급 건수는 고작 3.0%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H-1B 접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추첨에서 3대1의 경쟁을 뚫고 취업비자 신청 자격을 얻은 신청자들의 상당수가 또 다시 RFE 통보를 받는 등 까다로운 취업비자 심사 절차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민 변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Buy American, Hire American’(미국산 구매, 미국인 고용)이라는 제목으로 행정명령을 시행하고 H-1B 전문직 취업비자의 오남용을 막도록 지시함에 따라 취업비자 신청자들에 대한 심사가 한층 까다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변호사들에 따르면 USCIS는 H-1B 비자 신청시 적정임금(prevailing wage) 수준을 임금이 낮은 레벨1으로 기입했거나, 의사와 건축가 등 그동안 전문직으로 인정해온 직종에 대해서도 임금 수준과 전문직 여부를 증명하도록 보충서류 제출을 요구하고 있지만 서류준비 작업이 불가능 한 경우도 많아 아예 케이스를 중간에 포기하는 한인들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이경희 변호사는 “RFE에 걸리는 한인들 케이스가 부쩍 늘어난 것뿐만 아니라 요구하는 서류나 증빙자료 제출도 예전과 다르게 복잡하고 어려워졌다”며 “실제로 마케팅 포지션의 경우 대체로 경영학 전공이 요구지만 RFE 요청서류에는 왜 꼭 경영학과 졸업생이 마케팅 업무에 적합한 지에 대한 설명과 경영학 졸업장이 없는 다른 전공자가 마케팅 업무가 부적합한지에 대한 증명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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