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행 탑승객 내달 말부터 ‘보안 인터뷰’ 의무화

인천공항 탑승 지연사태 우려
터미널 재배치·인터뷰실 별도의 대책 마련 안해

전 세계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항공기들에 대한 연방 교통안전국(TSA)의 새로운 항공 보안 강화조치가 오는 10월 말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한국발 미국행 항공기 승객들이 큰 혼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국에서 미국 노선을 운영하는 대다수 항공사들의 새 보안조치에 대한 대처가 미흡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항공기 탑승 지연 사태 등과 같은 불편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한국 항공업계에 따르면 TSA는 지난 6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인천 공항에서 미국 노선을 운영하는 11개 항공사들에게 ‘새 항공보안 규정’을 통보하고 준수해 줄 것을 요구했다.

새 규정은 미국행 항공기에 대한 테러 대비를 위해 기내 반입 전자기기 검색 강화 조치와 함께 오는 10월26일부터는 미국행 항공기 탑승객 전원을 상대로 보안 인터뷰를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달라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그러나 새 보안규정 시행이 1개월 반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해당 항공사들은 뾰족한 대비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지고 있다.

TSA의 새 항공 보안 규정을 이행하려면 인천공항내 미국 노선 승객들을 위한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항공사들의 설명이다. 인터뷰 절차를 원활하게 밟기 위해서는 공항 시설 개선이나 터미널 재배치 등을 통해 미국행 탑승객을 다른 승객들과 분리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필리핀 마닐라 공항과 싱가포르공항의 경우 미국행 항공기 탑승 게이트가 분리돼 있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 등 한국 정부기관은 이 같은 요구에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각 항공사들 알아서 각자 탑승 게이트에서 인터뷰를 실시하고 탑승시키면 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게 항공사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항공사 관계자들은 현재 시설 상태에서 각 항공사들이 새 보안규정을 이행하다가는 미국행 비행기의 탑승 지연 사태가 매번 반복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만약 1대의 미국행 항공기에 100명이 탑승할 경우, 인터뷰 시간을 한 사람당 2분씩만 따져도 3시간이 넘게 걸리게 된다는 지적이다.

항공사 관계자들은 “한국 정부나 인천공항사에서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미국 정부의 새 보안 조치로 인한 미국행 승객들의 불편은 불을 보듯 뻔하다”며 “시간이 부족하다면, 정부가 나서 지침 적용 유예 등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서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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