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 외모인데 왜 한국말을 모르나?”

제이슨 박 검사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낙스 정기총회서 제이슨 박 검사 기조연설…1.5세의 경험 전달

귀넷고등법원 판사 후보로 나선 제이슨 박 검사가 지난 11일 낙스 애틀랜타 대회서 기조연설을 맡았다.

11세에 도미했던 제이슨 박 검사는 “정들었던 친구들, 학교, 집 등 한국의 모든 것들을 뒤로 한채 부모님을 따라 도미했을 당시 여러가지 마음상했던 일들도 겪었지만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비교적 빨리 새로운 삶에 적응하기 시작했다”면서 “우리는 한국인인 동시에 미국인으로서, 이방인이라는 생각을 버린 채 한국인이면서 동시에 미국인이라는 점을 인식할 때 우리는 비로소 이 땅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여러분들이야말로 어린 학생들이 진정한 정체성을 찾는데 있어 씨앗과 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인종차별, 언어장벽, 힘든 장애물 등 모든 것들을 스스로 이겨낼 때 우리 한인 새싹들은 튼튼히 자랄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이 각자의 삶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어 박 검사는 “한국어를 구사하는게 중요한 역량인 시대가 도래했다. 학교를 졸업후 직장 및 사회생활을 하면서 받게 되는 ‘당신은 한국사람의 외모인데 왜 한국말을 할줄 모르는가?’ 라는 질문은 당사자에겐 상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말을 잘하는 11세 딸과 어린 아들의 학부모들을 만나보면 더욱더 우리 자녀들은 한국말을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을 절감하게 된다. 자녀에게 물려주는 것 중 가장 소중한 부분도 ‘한국말’일 것이다”면서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고 미국화가 되는 건 아니다.

한국어를 잊지 않을 수 있었던 비결은 내 자신을 일궈나간다는 측면이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어릴 적 성장하는 동안 가족 구성원들과 한국어로 대화했고 결혼한 지금도 아내와 자녀들과 생활 속에서 한국말을 한다. 법원에서 화날때 가끔 한국말이 튀어나오기도 할 정도이다. 이렇듯 한국어를 계속 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어 구사 능력이 유지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이슨 박 검사는 “이번 행사에 어린 학생들도 참석했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외 한글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한국정부가 부단한 지원을 하고 각 지역 한글학교 교사진들의 노고도 직접 체험하며 감동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승민 낙스 총회장은 참석자들에게 “오늘 소중한 시간을 내어 대회 참석자들에게 한글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화두를 던진 박 검사의 연설에 감사를 전한다. 백인 판사들로만 구성된 귀넷고등법원에 한인으로선 유례없이 출사표를 던진 박 후보의 도전정신에 박수를 보내다”고 전했다. 이후 참석자 질의 응답시간이 이어졌다.

<조선일보 김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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