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단속 협조 안 하면 치안기금 중단”

세센스 법무 경고장… ‘피난처 도시’ 압박 가속
LA 카운티 셰리프국 1억3,200만 달러 잃을 우려

미 전역에서 불법체류 신분 이민자 단속 강화에 나서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불체자 보호를 천명한 이른바 ‘피난처 도시’들에 대해 불체자 단속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각 지역 경찰의 사법 활동 및 치안 관련 연방 정부 지원금을 중단하겠다는 위협을 하고 나섰다.

특히 이같은 연방 사법 치안 지원금이 실제로 끊길 경우 LA 카운티 셰리프국은 향후 3년 간 총 1억3,200만 달러에 달하는 치안 예산을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제프 세션스 연방 법무장관은 그 동안 연방 이민국에 협조하지 않고 불체 이민자 보호에 앞장 섰던 도시들 가운데 4곳에 경고 서한을 보내 강하게 압박했다고 4일 LA타임스 등이 일제히 보도했다.

법무부가 보낸 경고 서한은 남가주의 샌버나디노와 북가주의 스탁턴 등 캘리포니아 내 도시 2곳과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그리고 뉴멕시코주 앨버커키 등 4개 도시를 겨냥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무부의 경고 서한은 앞으로 연방 이민국 허가 없이 이민법 위반 혐의로 투옥된 재소자들을 석방하거나 이민법 집행을 방해할 경우 이들 도시의 마약 단속이나 범죄조직과의 전쟁과 같은 사법 및 치안 비용을 지원하기 위한 연방 예산을 주지 위협하며 새로운 협조를 구하는 내용이다.

특히 세션스 장관의 편지에는 각 도시 경찰은 연방 이민국의 불체자 단속에 적극 참여했다는 보고서를 이달 18일까지 제출하라는 요구가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션스 법무장관은 성명에서 “단순하고 상식적인 면에서 보더라도 미국의 모든 사법기관은 연방법의 집행에 적극 협조해야 하며 우리는 그러기를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션스의 이 같은 위협은 결국 불법 이민을 줄일 수록 범죄도 줄어들 것이며 따라서 지방 도시들이 불법이민을 적발하고 추방하는 데에 더 적극적으로 협조하라는 요구다.

연방 법무장관은 이민 단속에 협조하지 않는 도시들에 대해서는 연방 지원금의 지불을 중지하겠다고 반복해서 선언하고 있는데, 이는 과거에 각 도시들과 고속도로상의 속도제한이나 음주허용 연령을 두고 논쟁이 일어날 때마다 정부가 고속도로 유지에 대한 연방기금의 지원을 끊겠다고 선언한 것과 비슷하다.

이에 대해 해당 도시의 시장들은 자신들이 그처럼 특별히 타깃이 돼 있는 줄은 몰랐다면서 당혹감과 반발심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일부 도시들은 왜 자기들이 특정한 타깃이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공화당 소속의 리차드 베리 앨버커키 시장은 세션스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뉴멕시코에서 최대 도시인 앨버커키는 불법 이민에 대한 피난도시가 아니며 자신도 2009년 취임 이래 연방 정부 이민국과 함께 적극적인 협조를 해왔다고 반박했다. 샌버나디노 역시 이민자 단속을 한번도 ‘피난처 도시’임을 공식 선언한 적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각 지역 이민 단체들은 세션스 법무장관의 압박은 트럼프 정부의 반 이민 정책의 일환이라며, 이는 이민자 커뮤니티의 모든 가족과 구성원들에게 공포감을 심어 주는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짐 맥도넬 LA 카운티 셰리프국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같은 위협이 현실화될 경우 LA 카운티의 치안 활동을 위해 연방 정부로부터 지원받고 있는 기금이 앞으로 3년 동안 약 1억3,200만 달러가 줄어들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맥도넬 셰리프국장은 이에 따라 최근 워싱턴 DC 방문에서 세션스 법무장관과 존 켈리 전 국토안보부 장관, 그리고 연방 의원들을 잇따라 만나 지역 경찰의 이같은 우려를 전달하고 연방 지원금 중단이 실제로 시행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고 4일 데일리뉴스가 전했다.

<한국일보 서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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