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수수료는 오르고 처리속도는 뒷걸음

비용 급등에도 처리속도 뒷걸음
이민 대기자들 불만 커져

이민 수수료가 지난 10년간 3배 이상 인상됐지만 이민서류 처리속도는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어 신속한 처리를 내세워 수수료를 인상했던 이민당국의 목표는 헛구호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 옴부즈맨실은 최근 펴낸 ‘2017 연례보고서’에서 USCIS가 지난 10년간 이민서류 처리기간 단축을 내세워 수수료를 인상해왔지만, 주요 이민서류 처리기간은 목표치에 미흡하거나 오히려 더 장기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옴부즈맨실이 지난 달 29일 발표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USCIS가 지난 2007년 이민수수수료를 대폭 인상하면서 내세웠던 주요 이민서류들의 처리기한 목표는 단 한 개도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주권 신청서’(I-485)의 경우, 2007년 325달러였던 수수료는 2017년 현재 1,140달러로 3배 이상 급격히 인상됐다. 당시 USCIS는 I-485 처리기한 목표를 4개월로 제시했다. 하지만, 옴부즈맨 보고서는 2016년 9월 현재 I-485 처리에 5.2개월이 소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10년새 수수료는 3배 이상 폭등했지만, 처리기간은 오히려 뒷걸음질친 셈이다.

290달러에서 455달러로 거의 2배 가까이 수수료가 인상된 ‘영주권 갱신 신청서’(I-90) 처리도 지난 2007년 제시했던 목표치에 한 참 미치지 못했다.

옴부즈맨실에 따르면, USCIS는 당시 I-90 처리 목표시한을 3.5개월로 제시했지만 2016년 9월 현재 6개월이 소요되고 있다. 수수료가 인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처리기한은 2배 가까이 길어진 것이다.

취업이민청원서(I-140)과 시민권신청서(N-400)도 수수료가 인상된 것에 비하면 처리기한은 여전히 목표치에 미달했다.

I-140의 경우, 수수료가 475달러에서 700달러로 크게 인상됐지만 처리기한은 목표치 4개월을 넘긴 4.8개월로 나타났고, N-400은 330달러에서 640달로로 수수료가 2배 가까이 올랐는데도 처리기한은 목표치 5개월에 미치지 못한 5.8개월이 소요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주요 이민서류들의 처리기간이 수수료 인상분만큼 개선되지 않고 있어 이민대기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지난 2016회계연도 한해 옴부즈맨실에 접수된 질의나 불만사항 35만건 중 약 20%가 제출된 이민서류의 처리시간과 관련된 것이었다고 밝혔다.

옴부즈맨실은, 이민서류 처리기간이 당초 제시한 목표치에 훨신 못미치고 있는 것은 그간 ‘추방유예프로그램’(DACA)나 ‘임시보호신분’(TPS) 등으로 인해 처리해야 할 서류가 폭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옴부즈맨실은, ‘근무환경개선조치’(QWI)로 인해 USCIS가 양적인 서류처리 실적보다는 질적인 면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일보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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