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적 ‘오버스테이’ 불체자 절반이 유학생

[금요기획] 외국인 ‘오버스테이’ 1.25%, 유학생은 2.81%로 평균치의 2배 넘어
국적별로 캐나다 최다…한국인은 10위권 밖, 적발-추방은 0.5% 그쳐 고강도 단속 나설 듯

비자기한이 지나고도 미국을 떠나지 않는 소위 ‘오버스테이’(Overstay) 불체자가 해마다 눈덩이처럼 늘고 있는 가운데, ‘오버스테이’ 불체자 증가의 주범으로 외국인 유학생들이 지목됐다.

학생비자를 받아 체류하는 유학생들의 ‘오버스테이’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국적을 가진 ‘오버스테이’ 불체자의 절반 가까이가 비자기한이 지난 유학생들일 정도로 한인 유학생들의 오버스테이 불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 당국은 관광비자나 방문 상용비자 입국자에 비해 유학생들의 오버스테이 비율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자, 학생비자 연장 심사를 대폭 강화하고, 오버스테이 색출에도 나설 방침이다. 한국 유학생들의 ‘오버스테이’ 실태를 알아봤다.

■유학생(F, M, J 비자) 오버스테이 불체율이 가장 높아

연방 국토안보부가 지난 6월 공개한 ‘2016회계연도 오버스테이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각종 비이민비자로 입국한 외국인들이 비자기한이 만료된 후에도 출국하지 않고, 미국에 체류하는 ‘오버스테이’ 비율은 1.25%로 62만 8,799명이 오버스테이 불체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오버스테이 불체자들이 미 입국 당시 소지한 비이민비자별로 오버스테이 비율을 분석해 보면, 유학생(F, J, M 비자 포함)들의 오버스테이 비율은 2.81%로 나타났다.

이는 상용비자나 방문비자로 입국자에 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이며, 비이민비자 입국자 전체의 오버스테이 비율 1.25%와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것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6회계연도 오버스테이 불체자는 유학생이 4만 2,493명, 오버스테이 관광 및 방문객 55만 3,285명, 기타 단기비자 입국자 3만 3,021명이었다.

오버스테이 숫자로만 보면 관광 및 방문객들이 오버스테이 불체자의 대다수를 차지했으나, 오버스테이 비율은 관광 및 방문객(1.18%), 기타 단기입국자(1.76%)에 비해 유학생이 2배 이상 높았다.

2016회계연도에 비자가 만료돼 미국을 떠나야 하거나 체류신분을 변경해야 하는 유학생(F,M,J비자소지자)는 146만명에 달했으며. 이들 중 학생비자(F)가 97만여명, 교환방문비자(J) 46만 8,547명, 연수훈련비자(M) 1만 3,963명이었다. 비자 만료를 앞두고 97%에 가까운 유학생들은 미국을 떠나거나 체류신분 변경절차를 마쳤으나, 2.81%는 비자만료 후에도 체류신분 변경없이 미국에 체류 중인 셈이다.

■연수훈련비자(M)10명 중 1명은 오버스테이..학생비자도 6.2%

학생비자(F), 교환방문 비자(J), 연수훈련비자(M) 등 전체 유학생들 중에서도 오버스테이 비율이 가장 높은 것은 연수훈련 비자(M)를 소지한 유학생들로 M비자 소지자의 11.6%가 결국 오버스테이 불체를 하게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학생비자(F)로 입국한 유학생의 오버스테이 불체율도 6.2%로 전체 유학생 평균 2.74%에 비해 2.5배 이상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년간 단기 취업을 하거나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교환방문비자(J) 소지자는 비교적 오버스테이 비율이 낮아 3.8%로 집계됐다.

■한인 오버스테이 불체자 절반이 유학생…5,111명

한인 유학생들의 오버스테이 비율은 이보다 훨씬 더 심각했다.

2016회계연도에 오버스테이 불체자로 분류된 한국 국적자 1만 1,000여명 중 절반 가까운 5,111명이 ‘학생 및 교환방문 비자’(F, M, J)로 입국한 유학생들로 나타났다. 한국 유학생들의 오버스테이 비율은 5.06%로 한국인 입국자 전체 오버스테이 비율 0.68%에 비해 8배나 더 높았다. 이들 중 3,043명은 비자기한을 넘겨서 체류하다 결국 출국한 것으로 파악됐고, 나머지 2,068명은 회계연도 말까지 미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 ‘오버스테이’ 불체자 중에는 ‘비자면제프로그램’(VWP)을 통한 무비자 입국자가 5,87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2016회계연도에 무비자로 입국한 한국인 126만 6,839명 중 체류기한을 넘긴 후에 출국한 1,368명과 체류기한을 넘기고서도 회계연도 말까지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된 4,507명을 합친 것이다. 그러나, 무비자 입국 한국인의 ‘오버스테이’비율은 0.46%였으나 전체 무비자 입국자의 오버스테이 평균 0.68% 보다는 크게 낮았다.

2016회계연도에 체류기한이 지나 미국을 떠나야했던 한국인들 중 체류기한을 넘긴 오버스테이 불체 한국인 입국자는 1만 986명이었다.

■오버스테이 불체, 캐나다인 12만명 가장 많아

오버스테이로 불체 상태가 된 외국인 입국자 62만여명 중 캐나다 국적자가 12만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오버스테이 불체자를 국적별로 보면, 캐나다인이 11만 9,418명으로 가장 많았고, 멕시코(4만 6,658명), 브라질(3만 9,053명), 중국(2만 5,486명), 인도(2만 4,396명) 순이었다.

이밖에도 베네주엘라(2만 3,927명), 영국(2만 1,688명), 콜롬비아(1만 9,636명), 독일(1만 9,19명), 이탈리아(1만 5,320명) 등이 오버스테이 불체자가 많은 상위 10위권 국가들로 꼽혔다.

한국인 오버스테 불체자는 10위인 이탈리아보다 적어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대륙별로는, 멕시코와 캐나다를 제외하면 유럽이 13만 1,224명으로 가장 많았고, 남미가 11만 3,892명이었다. 한국 등 아시아 지역은 9만 5,937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유학생 오버스테이 골치..유학생 매년 체류 심사 초강경 방안 검토

학생 및 교환방문 비자(F, M, J) 소지자들, 특히 학생비자로 입국한 유학생들의 오버스테이 비율이 크게 높아지자 이민당국은 유학생들에 대한 관리, 감독을 대폭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국토안부부는 학생비자 소지자들에 대해 매년 미국 체류 허용여부를 의무적으로 재심사 받도록 하는 초강경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워싱턴 포스트는 국토안보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유학생들이 미국 체류 허가심사를 매년 받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이 방안이 현실화되면 유학생이 많은 중국, 인도, 한국 출신 학생들은 체류허가 심사를 받기 위해 매년 상당한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이 방안이 현재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며, 18개월 이내에 시행 여부에 대한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버스테이 단속 팔 걷어 부치나

미 이민당국이 오버스테이 불체자 규모를 파악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5회계연도가 처음으로 그간 오버스테이는 이민단속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실질적인 단속이 이뤄지지 않았고 그마져도 해마다 감소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당국의 오버스테이 불체자 파악능력이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어 오버스테이 단속이 조만간 현실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2016회계연도 오버스테이 보고서는 2015회계연도 보고서에 비해 비이민입국자의 오버스테이 실태를 훨씬 광범위하게 파악한 것이어서 당국의 오버스테이 파악 능력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오버스테이 불체자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국토안보부는 지난해부터서야 오버스테이 불체 실태 보고서를 의회에 보고하고 있어 이번이 두 번째 보고서. 지난해 보고서에서 국토안보부는 무비자 입국자의 오버스테이 실태만을 연방 의회에 보고했다.

국토안보부는 보고서에서 “지난 2년간 외국인 출입국 실태 파악 능력이 크게 진전됐으며, 2017회계연도에도 생체정보를 통한 출국정보 확인 시스템이 확대될 예정이어서, 보다 정확한 오버스테이 실태 파악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실은 오버스테이 추방 1%도 안돼

해마다 오버스테이 불체자가 늘고 있지만 오버스테이 단속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2015회계연도의 경우, 지난해 국토안보부가 단속을 통해 적발, 추방시킨 오버스테이 외국인들은 2,456명에 불과해 48만명의 오버스테이 불체자들 중 0.5%에 그쳤다. 오버스테이로 적발돼 추방된 외국인도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

2009년에 추방된 오버스테이 불체자들은 1만 2,538명이었고 2010년 1만 1,259명, 2011년엔 1만 426명이었다, 그러다 2012년 절반이 줄어 6,856명에 불과했고, 2013년 4,240명, 2014년3,564명, 2015년 2456명으로 매년 감소해왔다.

<한국일보 김상목 기자>

<그늘집>
gunulzip@gmail.com
미국:(213)387-4800
한국:(050)4510-1004
카톡:iminU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