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운전자들을 조심하세요”

북가주 나파 인근 도로에 설치된 임시 교통표지판에 ‘아시안 운전자를 조심하라’는 내용의 문구가 켜져있다.

북가주 도로 교통표지판 안내문 인종차별 논란…교통국 “해킹당해” 곧바로 수정
‘아시안은 운전 못한다’ 근거없는 편견 악의적 장난

“실제론 자동차 사고 연루비율 미국인보다 훨씬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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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북가주 나파 인근의 한 도로에 ‘아시안 운전자를 조심하라’는 문구의 교통표지판이 등장,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CBS방송에 따르면 이 표지판의 문구는 해킹을 당한 것이지만 갑자기 도로에 뛰어드는 ‘사슴’이나 언덕에서 굴러떨어질 수 있는 ‘낙석’처럼 아시아인을 운전 중 조심해야 할 대상으로 가리킨 것이었다.

이에 캘리포니아주 교통국 대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전광판 형태로 된 교통표지판이 해킹 당해 원래 입력했던 안내문 대신 이런 문구가 표기됐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표지판은 교량 보수공사 현장에 임시로 세워진 것이었다. 당초 문구는 우회하라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교통부 담당자들은 이 도로를 지나며 ‘아시아인 운전자 조심’이란 문구를 발겨한 운전자가 경찰에 알린 뒤에야 교통표지판이 해킹당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교통부 대변인은 “해킹 사실을 확인한 즉시 수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교통부는 항상 교통표지판 제어기를 잠가 둔다. 이를 작동시키려면 비밀 코드가 필요하다”며 “누군가 비밀 코드를 해킹해 악의적 장난을 한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로 표지판이 이상하게 바뀐 걸 발견하는 운전자는 즉시 당국에 알려 달라. 이런 가짜 정보는 혼란뿐 아니라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악의적 장난이 벌어진 이유는 미국에서 ‘아시아인들은 운전을 못한다’는 근거 없는 편견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표지판을 발견해 SNS에 올린 한 운전자는 “거짓말이 아니다. 이 사인은 그대로 말한다”고 문구를 첨가하기도 했다.

인종에 따라 운전 실력에 차이가 있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오히려 여러 연구를 통해 이 속설이 잘못된 것임이 증명됐다. 2011년 교통 관련 학술지에 실린 사례는 정반대 결과를 보였다. 중국과 인도 출신 이민자들이 자동차 사고에 연루될 가능성은 미국 현지인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코리아타운데일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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