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대체 미디어(?) 그리고 트럼프

내가 하와이 대학에서 신문학을 가르치기 시작했던 1969년에는 미국의 일간 신문수가 거의 1,800개에 가까웠다. 그런데 2014년에는 일간지 수가 1,331개로 격감되었다. 신문의 수입 2/3가 광고에 의존하고 그 나머지가 구독료에서 나온다. 그런데 광고주들이 시청각 미디어를 선호하는 추세가 20세기 하반기에 두드러진데다가 21세기의 인터넷 매체들의 등장과 SNS의 출현은 종이신문의 입지를 더욱 좁혔기 때문이다.

2016년 대선 때 1,331개의 일간신문들 중 트럼프를 사설을 통해 지지한 신문들의 수는 몇이나 될까? 한국 신문들과는 달리 미국신문들은 사설로 대통령 이하 연방선출직과 주, 군 단위의 선출직 후보들 중 어느 후보가 적격자니까 그에게 표를 던져야 한다는 지지를 표명하는 전통이 있다. 그런데 트럼프는 달랑 여섯 개의 일간지(사설)지지를 받았을 뿐이다 오하이오 어느 소도시에서 출판되는 타임스·가젯 신문이 그 중 하나였다.

그 신문의 발행인 겸 편집인인 개리 아버나시는 최근 워싱턴 포스트의 오피니언 페이지의 글 가운데 트럼프가 투표권자들의 표수에 있어 클린턴을 앞지른 30개주에서 사설로 그를 지지한 신문이 거의 없었다고 지적한다. “그 사실만큼이나 소위 주류미디어와 수백만의 미국인들 사이에 존재하는 간격에 대한 더 나은 증거가 있겠느냐?”고 그는 강조한다. 그 사람이 사는 지역에서는 트럼프가 투표수의 75%를 획득했었단다. 물론 백인들이 다수인 지역이지만 그들은 인종주의자들이 아니며 트럼프의 “미국제일주의”를 신고립주의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 미국시민들이 정부의 첫 우선 순위여야 된다는 것으로 해석한다는 것이다.

많은 미국사람들은 트럼프처럼 주류 언론을 불신하고 트럼프가 선호하는 대체(전자)미디어를 애용한다는 것이 미디어분석가들의 지적이다. 문제는 그런 대체미디어가 가짜뉴스 생산과 여러 현상에 대한 근거 없는 음모론을 조작, 파급시킨다는데 있다.

최근에 읽은 워싱턴포스트의 미디어 비평가 마가렛 설리반의 칼럼에서 여러 가지를 배우게 되었다. 예를 들면 인포워스 닷 컴(Infowars.com)의 설립자 알렉스 존스의 말도 안되는 음모론들이 있다. 존스는 2012년 12월달 샌디 후크 초등학교에서 어른 6명과 유치원생이 아니면 1학년생들 20여명이 대량학살 된 사건을 총기단속 옹호론자들이 날조한 것이라고 주장한단다. 심각한 문제는 존스가 작년에 거의 5억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엄청난 수의 불어나는 추종자들을 자랑한다는 사실이다. 존스의 가짜뉴스 중에는 워싱턴 DC에 있는 어떤 피자 식당에서의 아이들 성학대에 힐러리 클린턴이 관련되었다는 게 있다. 또 9.11 사변과 오클라호마 법원청사의 폭파사건이 미국 정부에 의한 자작극이라는 데야 할 말을 잃게 된다.

존스의 최고지지자들 중 하나가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사실이 트럼프의 비정상성을 웅변으로 증명한다면 지나친 소리일까? 아니다. 존스의 쇼에 트럼프가 나타나 존스를 “굉장한”사람이라고 격찬을 한 것만 보아도 그렇다. 또 인포워스의 백악관 기자실 임시 출입증발부를 트럼프가 반대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지적된다.
포스트의 미디어 평자 설리반은 또한 FOX 뉴스에 있다가 NBC로 이적해서 일요일 황금대 시간을 사회하는 메긴 켈리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듯하다.

두어주전 푸틴과의 독점회견 때 그의 일방적인 답변을 듣는 것만으로 만족했다고 혹평하면서 트럼프 후보시절의 단독 인터뷰 때도 종결부분에서 자신의 자서전을 선전했었다고 비난한다. 켈리가 앞으로 나올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로 존스에 대한 인터뷰 내용일부를 예고로 내보낸 것에 대한 비평도 사뭇 날카롭다. 존스가 켈리에게 언제 트럼프를 단독 인터뷰하겠느냐고 질문하자 존스와의 인터뷰를 미끼로 쓰겠다고 했더니 존스 대답이 대통령 무릎에 올라앉겠느냐 라는 것이었다니 심한 성희롱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켈리가 샌디 후크 대학살 조작설에 대한 깊이 있는 추궁을 못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그런 내용을 방송하기 보다는 완전히 없애버리려고 켈리를 사용하는 대신 NBC 뉴스의 최고 기자들을 사용하여 존스와 그와 비슷한 가짜뉴스 생산자들을 조사하는 프로그램을 내보내야 한다는 것이 설리반의 제안이다.

트럼프 자신이 코미 FBI 국장을 파면시킨 사건을 전후해서 사법절차의 방해를 했었는지를 로버트 뮬러 특별 검사가 조사한다는 보도가 나온 15일 트럼프는 역시 근질거리는 손가락을 제어할 수 없었던지 또 트위터를 날렸다. “(미국시민)당신들은 미국 정치역사상 가장 큰 마녀사냥을 목격하고 있다. 아주 나쁜 그리고 갈등이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고 트윗했다. 린지 그래함 공화당 상원의원의 뼈아픈 지적 때처럼 트럼프는 트윗으로 탄핵소추까지 당할 작심이라도 한 모양이다. 그를 보면 자승자박(自繩自縛)이라는 표현과 아울러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랴”라는 속담이 연상되는게 나만이 아닐듯하다.

글/남선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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