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납세금 받으러 왔어요” 한국 징수팀 떴다

징수관 LA 파견 고액 미납자 적극 추적
입국땐 출국금지 조치, 은닉재산 신고 1억 포상

오렌지카운티에 거주하는 한인 A씨는 한국 재산을 정리하고 몇 년 전 미국으로 이민을 왔지만 6,000만원에 달하는 취득세를 납부하지 못한 사실을 잊고 살다 직접 미국에까지 날아온 서울시의 징수관 방문을 받고서야 이 사실을 인지하게 됐다.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한인 B씨는 2000년 초 서울에서 운영하는 사업체가 문을 닫으면서 자신 소유 부동산을 매각할 때 발생한 양도소득세 5,000만원을 내지 않고 미국으로 건너온 뒤 10년 가까이 세금납부를 하지 않고 있다가 서울시 징수관의 방문을 받은 경우다.

이처럼 한국에서 고액의 세금를 납부하지 않고 있는 미주 한인들에 대해 한국의 세무당국이 출입국 관리를 대폭 강화하고 직접 미국 현지에 징수관을 파견해 체납된 세금 추적 징수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 ‘38 세금징수과’는 지난 1일부터 고액의 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미국에 거주하는 체납자 575명에 대한 현지 주소지 정보를 일제히 조사, 이 중에서 LA와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에 재외국민 등록을 신고한 체납자 28명의 한인 체납자 거주 정보를 확보하고 추적 징수에 나섰다. 세금징수과 앞에 붙은 숫자 38은 납세의 의무를 규정한 대한민국 헌법 제38조를 지칭한다.

서울시 재무국 38세금징수과에 따르면 이번 조사 대상자가 체납한 세금의 총금액은 60만달러로, 이 중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김모씨가 가장 많은 8,500만원의 세금을 체납했다고 밝혔다.

38세금징수과 민병혁 조사관은 “해외에 거주하는 지방세 체납자 가운데 상당수가 본인이 세금 체납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또, 체납자들 가운데 일부는 외국 국적을 취득하면 한국 국적이 상실돼 체납의무가 소멸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어 이에 대한 홍보와 한인사회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지난 2011년 법무부의 ‘출입국 관리시스템’과 연계해 고액 체납자의 국외 출입국 정보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고액 체납자 출입국 자동 확인시스템’을 구축한데 매년 세금징수과 직원을 해외로 파견해 현지 한인회 및 총영사관의 협조아래 해외 방문환수에 나서는 등 강력한 추적징수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한, 세금징수과에 따르면 해외로 이주한 체납자가 단기간 국내에 입국시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즉시 출국 금지조치가 되는 등 여러 가지 제재가 가해진다고 덧붙였다.

주용출 조사관은 “지방세 고액 체납자 중 영주권자가 한국에 방문할 경우 6개월간 출국금지가 되고, 시민권자는 3개월간 출국정지를 시킬 수 있다”라며 “한번 출국금지가 내려질 경우 체납된 세금 납부를 하기 않거나 납부 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출국금지 연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시는 고액체납자 은닉재산 신고 포상금을 기존 3,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대폭 인상해 적극적으로 시민들의 제보와 신고를 유도해 체납자의 재산 은닉행위에 대응하고 있다.

<한국일보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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