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코미 FBI 국장 해임 배경은

당선 일등공신에서 통치 골치거리로
힐러리 이메일 재수사로 대선 역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전격 해임하면서 또 다시 워싱턴 정가가 충격에 휩싸였다.

공화당 출신으로 지난 2013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코미 FBI 국장은 지난해 대선을 불과 11일 앞둔 10월 28일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아킬레스건인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결정을 발표, 선거판도를 단숨에 뒤집어 놓았었다.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코미 국장이 트럼트 당선의 일등공신 중 한명이지만 또한 상당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도 사실이다.

또 코미 국장은 지난 3월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가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의혹과 함께 오바마 행정부의 트럼프 캠프 도청 의혹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해 트럼프 심기를 건드린 바 있다.

코미 국장을 지속적으로 비난해온 민주당에 이어 최근에는 공화당 의원들까지 그의 이같은 행보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기 시작하면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더 이상 코미 국장을 끌고 가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의 해임을 요구해온 민주당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민주당에 화해 제스처를 던지는 의미도 있다.

코미 국장은 그동안 자신의 행보에 대해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9일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과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 부장관의 건의를 수용해 코미 국장을 해임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결정을 두고 공화·민주상원의원들과 상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AP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국장을 전격 해임하는 과정에서 상원 법사위 소속의 민주·공화당 의원 최소 2명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사우스 캐롤라이나주)과 다이앤 파인스타인 민주당 상원의원(캘리포니아주)은 이날 트럼프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2016년 미국 대선에 대한 러시아의 개입문제를 조사하는 위원회의 수장이며 파인스타인은 이 위원회의 야당 최고위원이다.

AP 통신은 이 두 명의 상원의원 중 누구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비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오히려 이를 지지하면서 “최근 코미 국장을 둘러싼 논란을 감안하면 나도 새로운 출발이 연방수사국이나 국가를 위해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햇다.

파인스타인 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 FBI에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말과 “다음 국장은 강하고 독립적인 인물이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FBI는 미국의 가장 소중하고 존경받는 기관 중 하나”라며 “오늘 미국은 사법당국의 꽃인 FBI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FBI 국장의 임기는 10년이지만 대통령은 언제든 해임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FBI 국장이 대통령에 의해 마지막으로 해임되기는 24년 전인 1993년으로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은 윌리엄 세션 FBI 국장이 탈세 등 윤리 의혹에 휩싸이자 그를 해임했다.

<한국일보 조환동 기자>

9일 전격 해임된 제임스 코미 FBI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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