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케어’ 통과로 미 공화당에 거센 역풍…민주 총공세

4일(현지시간) 하원을 통과한 일명 ‘트럼프케어(AHCA·미국건강보험법)’ 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 동안의 공약대로 오바마 건강보험법을 무력화 시킨 ‘위대한 계획’이며 공화당을 진정으로 단결시킬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지만 , 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은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의원들의 응징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은 법안 통과 직후부터 “이제는 ‘트럼프 케어’에 대해 공화당이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며 혹독한 후폭풍을 예고했고, 내년 선거에서는 공화당의 상하원 독점 상태가 깨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직 상원 통과를 남겨두고 있기는 하지만 공화당의 새 의료법안은 미국민이 7년 동안 누려온 의료혜택의 일부, 어떤 경우에는 전부를 박탈하게 된다. 예산분석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앞으로 10년간 무려 2400만명이 의료보험을 잃게 된다고 말한다. 당장 첫 해에 1400만명이 이를 잃게 되고 노인들의 경우 더 높은 의료비를 내야 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대해 상원의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는 상원 자체의 건강보험법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나 날짜는 발표된 것이 없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민주당 의원들의 도움을 전혀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이번에도 투표에 의해 다수결로 밀어부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원에서는 217명의 공화당의원의 찬성으로 트럼프 케어가 통과되었다.

민주당은 오바마 케어를 대치한 공화당의 새 법안 때문에 워싱턴 의회의 공화당 독점상태가 위태로워졌으다고 말한다. 우선 하원에서의 다수의석이 무너지고 네바다주에서 뉴햄프셔에 이르는 주 의회의 의석독점도 깨어질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시민 단체들도 공화당 의원들이 국민의 건강보험을 빼앗아버렸기 때문에 앞으로 새 트럼프 케어에 찬성한 공화당 의원들은 한명 한명 그 부담을 지고 단죄를 당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당장 이번 법안에 찬성한 공화당 의원들중 취약한 의원을 축출 하기위한 새 의원후보를 선출하자는 기금모금 운동이 전국적으로 시작되었다. 대상의원들 중에는 이번 법안의 수정본을 작성하는데 주역을 맡았던 재선의원 톰 맥아서 (뉴저지주) 의원이 첫 대상에 올랐다.

오바마의 백악관 안보보좌관 출신인 민주당의 앤드루 킴은 “트럼프케어 2.0의 작성자인 맥아서를 퇴출시킬 기회가 왔다”면서 내년에 맥아서에 대항해 출마할 것을 선언했다. 킴은 출마에 대비해 지난주에 이미 온라인으로 4만3000달러 이상을 모금한 상태이다.

민주당은 하원을 장악하기 위해 지금부터 2018년 선거일까지 24석을 더 확보해야만 한다. 이번 트럼프케어를 통과시킨 217명의 공화당 표중에서 14표는 지난 해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장악했던 지역에서, 24표는 트럼프가 전체 투표자의 50%도 득표하지 못했던 지역에서 나왔다.

내년 재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한 공화당의 일리애나 로스 레티넌 의원(플로리다주)은 이번 건보안의 통과가 플로리다주 남부 지역 주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특히 심하게 해칠 수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가 떠나면 마이애미 의원직은 민주당 출마자의 도전의 대상이다.

다음 달에는 아틀랜다 교외 지역에서 하원의석을 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결이 예고된다. 조지아주의 존 오소프 민주당원은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이 지역에서 실시될 특별선거에 출마해 기존의 “인종차별적” 환경에 강력히 반대하는 유세를 펼질 예정이다.

특히 정치 외곽 단체들은 주요 도시와 주에서 트럼프 케어에 찬성한 공화당의원들에 대한 집중 공격에 나서고 TV와 온라인 매체들도 공화당 건보안에 대한 문제점을 집중 부각하고 있다.

미국 의사들의 단체인 미국의학협회(AARP)와 미국 병원협회등 의료단체들도 새 건강보험법에 대한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의사협회는 공화당 안이 2500만명의 노인인구에게 기존의 보험혜택을 제대로 못받게 하는 “노인세”나 같다고 규정하고 이 법안 때문에 개인의 민간보험액수까지 덩달아 올라가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빈곤층과 장애인을 위한 메디케이드의 확장은 고사하고, 이에 대한 각 주의 연방 교부금을 줄임으로써 향후 10년간 7000만 달러의 세금을 줄이려 한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선거기금을 모금하는 정치운동단체 ‘액트 블루'(Act Blue)도 이미 기금모금을 시작해 하원에서 트럼프케어에 찬성했던 공화당 의원에 도전하는 출마자를 위해 200만달러를 모금하는 등, 공화당 건보법 통과이후로 의회의 공화당 독점 판세를 뒤집을 만한 징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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