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때문에… 유학생 급감 비상

대학 40%가 “작년보다 지원자 크게 줄었다”
대학원은 더 심각… 인재확보·재정수입 타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 이민 정책 때문에 미국 유학을 꺼리는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미국 대학들에 지원하는 외국인 학생들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는 대학입학사정협회(AACRAO)의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미 전역의 250여개 대학 가운데 약 40%는 올해 가을학기 신입생 모집 과정에서 지원한 유학생 수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일부 대학들은 합격 여부를 확정하는 4월 시한까지 정원을 채우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각 대학에서 유학생 지원 감소의 이유로 미국내 외국인 유학생의 큰 비중을 차지했던 중동 출신의 지원자들이 줄어든 것을 우선 꼽았다.

일부 이슬람 국가 출신의 입국을 한시적으로 제한하는 ‘반 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전반적으로 미국으로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외국인 학생들의 규모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지난주 인도 하이데라바드를 방문해 10명의 입학 희망자와 면담을 가진 포틀랜드 주립대학의 윔 위웰 총장은 “대부분 학생들이 ‘트럼프 효과’가 걱정된다고 나에게 말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반 이민 발언과 실제 행정명령이 확실히 냉각효과를 일으켰다”고 전했다.

AACRAO도 “많은 유학생 모집 기관들이 전 세계 학생들로부터 실감할만한 수준의 우려를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대학원위원회(CGS)의 수잔 오르테가 대표도 “많은 대학원 학장들이 ‘냉각 효과’를 지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도 유학생 감소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대학원 석·박사 지원자들이 더 많은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절반 이상의 미국내 학교에서 외국인 석·박사 지원자들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AACRAO는 전했다.

이같은 반 이민 정책의 영향으로 대학가의 재정수입과 인재 확보에도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매년 유학생이 미 경제에 기여하는 금액은 총 320억 달러에 달하기 때문이다.

하와이주 연방법원도 지난 15일 ‘반 이민 수정 행정명령’에 제동을 건 판단 근거 가운데 하나로 유학생 감소 등 대학가에 미칠 부정적 충격을 꼽았다.

앞서 미국내 598개 대학 총장들은 공개서한을 통해 “반 이민 행정명령이 외국인 유학생과 교수, 연구원 등에게 미칠 영향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 진보 성향을 보이고 있는 일부 지역의 대학에서는 오히려 유학생 지원자가 늘어나고 있는 등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한국일보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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