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이민 단속 후 손님 뚝… 한인업소들 울상

히스패닉 주고객 업소 국경인근 매상 타격
2월 매출 사상 최악 페소 약세·날씨 탓도

“지난 2월 한 달 순수익은 매장을 오픈한 이래 가장 최악이었습니다”

샌디에고 카운티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한인 업소들의 지난 2월 한 달 평균 순수익이 많게는 40%까지 하락해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콘보이 한인타운에서 건강보조식품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L씨는 “10년 넘게 매장을 운영했지만 올 해는 최악”이라며 “전년 동월 대비 순이익이 30% 정도 하락했다”고 밝혔다.

중저소득층을 주 고객으로 하고 있는 엘카혼 블러바드를 중심으로 남북으로 이어진 54~57가에서 도매상을 하고 있는 한인 업체들도 지난 2월 한 달 동안 급감한 매출로 인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15년 동안 주로 흑인과 히스패닉을 대상으로 자영업을 한 한인 K(60)씨는 “지난달 매출이 크게 줄어들었다”며 “경기는 호조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하는데 왜 매출이 급감했는지 도저히 이유를 알 수 없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한인 업소들의 매출 급감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오타이 메사 지역의 한인 업소들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 지역에서 15년 동안 영업을 하고 있다는 또 다른 한인 K씨는 “지난 1월부터 매출이 하락하더니 2월에 들어서면서 그 폭이 더욱 커졌다”며 “영업을 지속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적자 폭이 컸다”고 하소연했다.

지난달에 적자 폭이 컸던 업종은 실생활과 크게 밀접하지 않는 미용, 건강, 의류 분야며 특히 히스패닉을 대상으로 한 도소매업이 타격이 컸다.

이에 대해 국경 접경도시인 오타이 메사, 출라비스타 지역에서 뷰티 서플라이를 운영하고 있는 한인 L씨는 “국경 지역에는 주로 티화나 지역에서 오는 히스패닉 고객이 주를 이루고 있다”며 “그러나 최근 들어 페소 가치가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로 물건을 구입해야 하는 고객들이 환율차이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도매물건을 대량으로 구입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면서 발걸음이 줄어들면서 매출이 하락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들 업종의 매출 하락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반이민 정책에 대한 불안 심리도 한몫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씨는 “저희 매장을 찾는 주 고객이 히스패닉은 아니다”라면서도 “선입견인지는 모르겠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취임하자마자 시행한 반이민 정책으로 인해 가게를 찾는 발길이 뜸해진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하루가 멀다 하고 내린 비로 인해 주민들의 외출을 자제하면서 생긴 자연적인 현상이다.

샌디에고 카운티에 지난 2월 한 달 동안 내린 비의 일수는 평균 2주에 한 번꼴로 총 6일이다. 이 중 지난 달 17일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카운티 전역이 이로 인해 심한 몸살을 앓았다.

그러나 이 같은 매출 부진이 3월에 호전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인 업주들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다.

한인 비즈니스 업계는 “세금보고 마감기간인 4월 이전인 3월부터는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가게 매출이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업소들이 긴축재정을 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타운 경기가 다소 소강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일보 이태용 기자>

<그늘집>
gunulzip@gmail.com
미국:(213)387-4800
한국:(050)4510-1004
카톡: iminU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