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체자 청소년, 기자회견 후 곧바로 이민 당국에 구금돼

ICE는 기자회견장을 떠나던 바르가스 일행의 차량을 세운 뒤 “우리가 누군지, 왜 왔는지 알지?”라고 물은 뒤 그를 검거해 수용 시설에 구금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첫 의회 합동연설에서 법에 따라 범죄 이력을 지닌 불법 체류자를 강력하게 단속, 추방하겠다고 재차 강조한 뒤 벌어진 사건이어서 미국 언론이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과 있는 불체자를 엄정하게 솎아내 추방하겠다고 밝혔지만, 범죄 이력이 없는 불체자나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오랜 기간 성장한 불법 이민 가정의 청소년에 관한 추방 원칙은 확정하지 않았다.

바르가스는 7살 때인 15년 전 아버지와 오빠, 가족을 따라 아르헨티나에서 미국으로 건너왔다.

주택 페인트를 칠하는 그의 아버지와 건설현장 노동자인 오빠는 이민 당국의 단속이 한창이던 지난달 붙잡혀 루이지애나 주의 수용 시설에 구금됐다. 이들은 현재 추방 대기 상태에 있다.

당시에 집 벽장에 숨었다가 발각돼 수갑을 채운 상태로 체포된 바르가스는 곧 풀려났다가 이날 다시 검거됐다.

바르가스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시행된 청소년 추방 유예프로그램(DACA) 덕분에 큰 걱정 없이 미국에 체류해왔다.

DACA 프로그램 수혜자는 2년 마다 신청서를 갱신해 신분을 유지한다. 바르가스는 DACA 신분이 만료돼 현재 새 신청서의 승인을 기다리던 상태였다.

일간지 클레리언 레저에 따르면, 바르가스의 변호인은 ICE 당국자와의 통화에서 이런 내용을 설명했지만, ICE 요원은 “바르가스가 비자 체류 기한을 넘어 구금됐다”고만 설명했다.

바르가스는 오빠와 부친의 체포 후에도 미국에서 계속 살아가겠다는 일념으로 엄마와 함께 다른 주(州)로 도피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드리머’로서 내 조국으로 여기는 미국에 공헌할 수 있도록 계속 싸워갈 생각”이라면서 대학 수학 교수가 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러나 이민 당국에 구금돼 추방 위기에 몰리면서 그의 꿈도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

온라인 매체인 허핑턴포스트는 바르가스처럼 16세 이전에 미국에 들어와 DACA 프로그램의 수혜자가 된 이들이 75만 명 이상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새 신청서를 발급하고 있으나 이민자 지지 단체는 단속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면서 당분간 불체자 청소년에게 DACA 프로그램을 신청하지 말라고 권유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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