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첫 의회 연설 특별 손님은 ‘불체자 폭력 피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8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첫 연설을 하는 가운데 이 자리에 반이민 행정명령의 단속대상이 된 불법체류 이민자들이 함께해 눈길을 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3살 때 부모님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온 파키스탄 출신 무슬림 아이마 사예드는 민주당의 딕 더반 상원의원의 초대를 받아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자리에 참석하게 됐다.

사예드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2년 도입한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DACA) 제도하에 미국 체류 허가를 받았으며, 이제 로욜라대학교 약학대학 3학년생이 된다.

초강력 이민제한·불법체류자 단속 정책을 발표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성년자 보호를 명시한 DACA 제도를 폐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민당국에 따르면 DACA의 보호를 받는 청소년 최소 2명이 이민세관집행국(ICE)에 의해 체포되는 등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더반 의원은 DACA 정책 유지를 촉구하는 일명 ‘브리지 법안'(BRIDGE Act)을 지지하는 의미에서 사예드를 초청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공화당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초청을 받은 건 사예드만이 아니다.

제럴드 네이들러 하원의원(뉴욕), 재러드 폴리스 하원의원(콜로라도), 마크 포칸 하원의원(위스콘신) 등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DACA 정책 수혜자들과 연설에 동행한다.

또 한명 이목을 끄는 참석자는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미 전역의 저항움직임을 이끌었던 이라크 이민자 하미드 칼리드 다르위시다.

지난달 뉴욕 JFK 국제공항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이라크 이민자 다르위시는 니디아 벨라스케스 하원의원의 초대로 의회를 방문한다.

루이스 구티에레스 하원의원은 팔레스타인 난민을 딸로 둔 이민변호사를 초대했다.

이처럼 민주당 의원들이 대통령 연설자리를 또 하나의 ‘시위’로 만들며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저항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 내디딜 ‘첫발’이 어떤 반향을 불러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라디오코리아 김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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