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해서 못 살겠다…시민권 따자”

트럼프 취임이후 연이은 반이민 정책으로
한인 영주권자들 시민권 신청 문의 급증
시민권 신청전 법원서 경범기록 확인 가능

20년째 영주권자로 살아온 A씨는 최근 시민권 신청서를 접수했다. A씨는 “영주권자로 살아오는데 불편함이 없었는데 최근 시민권 취득을 결심했다”며 “한국에 부동산 등 재산이 있어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싶었는데 앞으로 또 어떻게 반이민정책들이 발표될지 몰라 불안한 마음에 시민권을 서둘러 신청했다”고 말했다.

5년전 음주 운전 기록이 있는 영주권자 B씨는 시민권 신청을 더 이상 미루지 않기로 했다. B씨는 “입국시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 들려 지난 주 변호사 사무실에 들러 상담을 받았다”며 “대통령이 취임한지 한달째인데 3년은 지난 것 같다. 매번 더욱 강력한 행정명령과 반이민 정책 추진 소식이 들려서, 이제는 시민권을 따고 나야 안심하고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민법 전문 변호사들과 관련 기관들에 따르면 최근 한인들의 시민권 신청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전후를 기점으로 문의가 점점 늘다가 최근에는 이전에 비해 2-3배까지 치솟고 있다는 것. 특히 가족이민을 사실상 폐지하는 내용의 파격적인 이민개혁안 추진과 입출국시 신분 검색 강화 등의 소식이 연이어 들리면서 불안해진 한인들이 시민권 신청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맨하탄의 한 이민 전문 변호사는 “여러가지 이유로 시민권 신청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지만 특히 가족 이민 초청 문이 좁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부모를 한국에서 초청하기 위해 상담을 받으려는 한인들의 문의가 증가했다”며 “추진 중일 뿐이므로 시행이 된다 하더라고 그때까지 1년 이상의 기간이 남은 것으로 보이지만, 불안해진 한인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 어덜트 데이케어 센터에 따르면 한인 노인들의 시민권 신청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졌다. 권진홍 대표는 “영주권 취득 직후 정부로부터 베네핏을 받은 노인들이 특히 이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해오고 있다”며 “이로 인해 출입국시 불이익을 당하는 건 아닌지 두려움이 커진 노인들 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시민권 취득에 대한 열풍이 이보다 뜨거웠던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민법 변호사들에 따르면 특히 경범죄를 저지른 한인들의 경우 하루빨리 시민권을 취득해야 하는 건 아닌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천일웅 변호사 사무실에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시민권 신청 문의가 점점 늘다가 지금은 2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에서 입국하다가 사소한 경범으로 별도의 인터뷰를 했던 한인들, 주위에서 어려움을 겪은 사례들을 접한 한인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 명령 발표 등으로 불안감을 느껴 문의를 해오는 경우가 상당수라는 설명이다.

천일웅 변호사는 “경범죄 경력이 있는 영주권자들은 시민권 신청서를 접수하기 전에 변호사를 찾아 조언을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음주 운전 뿐 아니라 무임승차의 경우 단속에 걸려 지문을 찍었다면, 경범죄의 범주에 들어가기 때문에 법원에 가서 자신의 경범죄 경력을 조회해서, 정확한 내용을 시민권 신청서에 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법 전문 변호사들은 합법적 비자 소시자 및 영주권자들 가운데 경범죄 경력이 있는 경우 당분간 해외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국일보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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