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왔다 여권 잃어버렸어요”월 30~50건

방학 중 분실·도난 잦아, 단수여권·여행증명서 LA영사관 현장 발급도

<한국일보 김철수 기자> = 한국에서 초등학교에 재학중인 김모 군은 방학을 맞아 가족들과 이모집이 있는 LA를 방문해 그랜드캐년 여행 도중 여권을 분실했다.

김 군의 부모는 “해외여행 도중 갑자기 여권을 잃어버려 당황했는데 LA로 돌아와 비행기 티켓 등 준비서류를 갖고 LA 총영사관에 단수여권을 신청하니 다음날 바로 발급이 됐다”며 “여행에서 돌아와 바로 한국으로 돌아가는 스케줄이라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여권이 빨리 발급돼 한국으로 무사히 귀국할 수 있었다”고 안도했다.

대학생 김모씨도 최근 미 동부 여행 도중 환승하는 비행기 안에 여권이 들어있는 가방을 분실했으나 LA 총영사관에서 여행증명서를 발급받고 안전하게 한국으로 귀국할 수 있었다.

김씨는 “여권이 분실된 것을 알아차렸으나 다음날 출국이라 크게 걱정했는데 여행증명서를 바로 발급받아 무사히 돌아왔다”라며 “혹시나 분실된 여권이 도용될 수 있어 분실 신고 후 한국에 귀국한 즉시 새로운 여권을 발급받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겨울철 방학 및 여행 시즌을 맞아 LA와 라스베가스 등 미국 내 주요 여행지에서 여권을 분실하거나 도난당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LA 총영사관에 따르면 남가주 등 총영사관 관할지역에서 매달 분실되거나 또는 도난당하는 한국 여권이 평균 30~50개에 달하고 있다. 총영사관은 특히 여름 및 겨울방학 시즌 여권 분실 및 도난신고는 평소에 비해 1.5배 정도 늘어난다고 전했다.

총영사관은 여행 중 여권이 분실됐을 경우 시간적 여유가 있는 한인들에게는 정식여권 재발급을 권유하고 있지만 출국을 앞두고 있는 경우 단수여권 및 여행자증명서를 발급하고 있다.

‘여행증명서’와 ‘단수여권’은 정식 여권을 발급받을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는 긴급 상황인 경우 여권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임시여권으로 신원 조회에 문제가 없으면 빠를 경우 몇 시간 내에 현장에서 발급되기도 하며 늦어도 이틀이면 발급받을 수 있다.

LA 총영사관 관계자는 “여행 도중 여권을 분실하거나 도난당한 경우 일반 여권을 발급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는 민원인들에게 현재 여행증명서나 단수여권이 발급되고 있다”며 “여행증명서와 단수여권을 발급받기 위해서는 구입한 항공권을 제시해야 하며, 여행증명서와 단수여권은 1회 사용하면 유효기간이 남아 있더라도 효력이 상실된다.

특히 여권 분실 및 도난당했을 경우 지문을 찍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분실지역을 기준으로 가까운 총영사관을 직접 방문해야 한다. 또한 분실된 여권이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반드시 분신실고를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총영사관의 여행증명서 및 단수여권 발급 대상은 ▲단기 여행중 여권을 분실한 일반여행자 ▲직계가족의 사망에 따라 일반 복수여권을 발급 받기 위한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경우 ▲신원특이자가 신원정리를 위하여 귀국하고자 하는 경우 ▲주재국 정부로부터 추방명령을 받고 귀국하는 경우 등이다.

한편 분실된 한국 여권이 신분도용 등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여권 분실신고 시 효력이 상실되도록하는 여권법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다.

<그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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