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등 50여개 도시 ‘반이민정책’규탄 시위

▶ 트럼프 취임 앞두고 한인 커뮤니티 등 ‘추방유예’ 지속 촉구
 
<한국일보 박지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트럼프 당선인의 강경한 반 이민정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LA를 비롯, 미 전국의 이민자 커뮤니티가 14일 일제히 한 마음으로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LA에서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다운타운 ‘LA Plaza de Cultura y Artes’에서 한인을 포함한 필리핀 등 아시안과 히스패닉, 아프리카 등 20여곳의 이민단체들이 모여 반 이민정책을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민족학교, UCLA, USC 한인 학생 풍물패가 오프닝 공연을 펼치며 분위기를 달군 이날 집회는 오후 1시까지 다채로운 공연과 더불어 수십여명의 연사들이 나서 이민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어졌다.
 
베티 이 주 감찰관은 “LA는 이민자들의 도시”라며 “이민자들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한 목소리를 내며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주디 추 연방 하원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 이민 성향과 정책은 많은 이민자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고 있다”며 “이민자들이 적극적으로 항의에 나서며 반대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연사로 나선 억만장자 환경운동가 톰 스타이어는 “미국을 위대하게 만드는(Make America Great) 것은 이민자들을 위해 서고, 합법적인 지지에 나서는 것“이라며 ”미국에서는 이제 이민자들이 다수이며, 대다수의 미국인들과 동등하게 중시되어야 한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서 연사들과 참석자들은 특히 청소년 추방유예 이민개혁 행정명령(DACA) 폐지 반대에 목소리를 높였다. 연사들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수 십만명의 청소년들이 미국에 가족을 두고 추방되는 두려움을 안고 있다며, 이들에게 추방 대신 사회에 공헌할 수 있게 교육 기회가 부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족학교 김정우 담당자는 “DACA 혜택을 받은 한인 청소년들도 약 1만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며 “트럼프 정부의 반 이민정책은 히스패닉 뿐 아니라 모든 서류 미비자를 겨냥하고 있는 만큼 한인도 예외가 아니다. 한인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반 이민 정책 항의에 동참해 권익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위는 북가주 샌호제와 시카고, 워싱턴 DC, 피닉스 등 전국 50개 도시에서도 열렸다.
 
한편 오는 20일에도 반 이민정책을 규탄하는 대규모 행진 시위가 이어진다. 이날 오전 10시 LA 다운타운 올림픽 블러바드와 브로드웨이에서 시작해 LA 시청까지 행진하며 라티노, 알메니안, 아프리칸, 에티오피안 커뮤니티와 함께 처음으로 한인 커뮤니티도 참여한다.
 
<그늘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