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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맨' 트럼프, 무역 넘어 이민문제까지 관세 무기화

작성자
그늘집
작성일
2019-05-30 22:21
조회
3151




이민자 문제 해결 촉구하며 멕시코에 관세 부과 예고
중국·EU·일본에 관세 고리로 무역 압박…한국도 영향받아

관세 폭탄을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엔 국내 문제 성격이 강한 불법 이민자 해결을 목표로 멕시코를 상대로 칼을 휘둘렀다.

'관세맨'(Tariff Man)을 자처한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중국을 비롯한 교역 상대국과의 무역협상 압박 카드로 관세를 적극 동원했지만, 이번에는 이 수준을 뛰어넘어 멕시코 국경지대의 난민 문제 해소 차원에서 관세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6월 10일부터 멕시코를 통해 우리나라로 불법 이민자들이 들어오는 것이 중단될 때까지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모든 상품에 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우선주의와 자국 산업 보호를 기치로 내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협상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세계 무역 질서를 해친다는 비판론에도 불구하고 관세를 압박 카드로 적극 활용해 왔다.

대표적인 것이 현재도 진행중인 중국과의 무역전쟁이다. 미국은 지난해 불공정한 무역관행 시정을 요구하며 중국산 제품 500억 달러어치에 25%, 2천억 달러 규모의 상품에는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했다.

그러나 미중 무역협상의 진행이 더뎌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협상 초안에서 대폭 후퇴했다며 10%로 부과하던 2천억 달러 규모의 관세를 지난 10일부터 25%로 인상했다. 지금까지 관세 비부과 대상이던 3천250억 달러 규모의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중국은 다음달 1일부터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5~25%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고, 미국 수요의 80%를 차지하는 중국산 희토류 수출을 대미 보복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등 양국 간 험악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 일본에도 관세 카드를 휘두르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자동차·부품 수입을 국가안보 위협으로 판정해 이들 수입에 관세를 부과할 법적 근거를 마련했고, 최고 25%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경고해 왔다.

지난 18일은 외국산 수입차와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 결정 시한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검토 기간을 6개월 연기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를 두고선 EU, 일본과 진행 중인 무역협상에서 관세를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계산과 함께 미중 무역 전쟁 와중에 전선을 무리하게 확대하지 않겠다는 전략이 작용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지난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체결 때도 관세 카드가 빠지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작년 6월부터 캐나다, 멕시코산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했고, 결국 작년 9월 USMCA가 체결됐다.

그리고 미국은 각국 의회의 비준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달 들어 이들 두 국가에 대한 철강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더해 트럼프 정부는 무역 이익을 위해 환율을 조작하는 국가를 판정해 상응하는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무기화 전략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이 지난해 철강 관세를 부과할 때 한국도 대상국에 포함됐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추가 협상을 통해 25% 추가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철강 수출량을 제한하는 선에서 타협을 봤다.

당시 미국은 한국과 진행 중이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때 한국이 양보하면 철강 관세에서 제외시켜 주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이 고율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인 자동차 역시 그 대상에는 우리나라가 EU, 일본과 함께 들어가 있다. 최근 일부 외신은 한국이 관세 부과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됐다고 보도했지만 우리 정부는 아직 분명치 않다는 신중론을 피력하고 있다.

이번 멕시코에 대한 관세 위협은 경제와 관련된 무역 문제가 아니라 국내외 사회 이슈와 연계했다는 점에서 이전과 다르다.

국경을 통한 불법이민 유입은 인접국과의 외교 문제일 뿐 아니라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중대한 국내 정치 이슈로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멕시코 국경 문제와 관련한 압박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발표를 앞두고선 국경경비대가 가장 큰 규모의 불법 체류자 1천36명을 한꺼번에 체포했다며 이민자들이 텍사스주 엘파로를 향해 멕시코 국경을 건너는 동영상을 트위터에 게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관세 부과 방침은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보호주의의 대표적 성과로 내세워온 USMCA의 비준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의 철강 관세 철폐 이후 3개국 의회 모두 비준 절차에 돌입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이 자유무역협정의 정신을 위배하는데다 멕시코 내부의 반미 감정을 고조시켜 앞길이 험난해졌다는 것이다.

이날 발표에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 일부 참모진이 관세 위협에 대해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고 미국이 추진 중인 새 북미 자유무역협정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만류해 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백악관 고위 관리는 미 행정부 내에서 멕시코를 더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를 단행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멕시코 외무부의 헤수스 세아데 북미담당 차관은 "매우 심각한 사태"라면서 "이것이 실제 이행된다면 우리도 거세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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